2022년 이후 비스크립티드(리얼리티) 시리즈 수가 3분의 1 가까이 급감 .

케이블 몰락, 유튜브 부상, 인수합병 등 업계 빠른 재편 가운데, '리얼리티 TV' 의 시대 저물어.

2022년 이후 미국에서 새 시즌을 시작한 비스크립티드(리얼리티) 시리즈 수가 3분의 1 가까이 사라졌다. 한때 ‘저비용 효자 상품’이자 편성의 안전판으로 불리던 리얼리티 TV는, 케이블 붕괴와 유튜브·숏폼 플랫폼의 부상, 미디어 공룡들의 끝없는 인수합병이 겹쳐지며 조용히 후순위로 밀려나고 있다.

리서치 그룹 루미네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프리미어를 맞은 비스크립티드·리얼리티 시리즈는 794편으로 1년 새 15%가 줄었고, 쿠킹·홈 인테리어·여행·범죄물 등 거의 모든 하위 장르에서 일제히 감산이 일어났다. 스크립티드(드라마·시트콤) 축소에 가려졌을 뿐, 20여 년간 대중문화의 전면을 장식해 온 ‘리얼리티 TV의 시대’가 눈에 띄지 않게 저물고 있다는 신호는 이미 곳곳에서 켜지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리얼리티 TV는 대본 없이(또는 최소한의 대본만으로) 실제 인물들의 일상과 경쟁, 관계를 따라가는 언스크립티드 프로그램을 뜻한다. 연예인·일반인의 일상을 따라가는 관찰 예능(리얼 하우스와이브스〉), 경쟁·탈락 구조를 가진 생존·오디션 쇼(〈서바이버〉, 〈더 트레이터스〉, 〈댄싱 위드 더 스타즈〉), 데이팅(〈더 배철러〉), 리모델링·요리·다이어트 같은 ‘변신’ 포맷까지.  스튜디오 드라마 대신 현실의 인물과 상황을 전면에 내세워 감정·갈등·변화를 스토리로 만드는 장르 전체를 가리킨다. 사실 리얼리티 장르는 TV가 아닌 유튜브에서 새로운 삶을 찾고 있다.

리얼리티 TV, 냉혹한 현실과 마주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MTV는 3월 초 2010년대 초 알코올로 얼룩진 리얼리티 쇼의 부활판인 〈저지 쇼어 패밀리 베케이션(Jersey Shore Family Vacation)〉이 시즌 9를 마지막으로 종영한다고 발표했다. 몇 달 전에는 300편에 가까운 에피소드를 방영한 또 다른 장수 리얼리티 시리즈 〈캣피시: 더 TV쇼(Catfish: The TV Show)〉의 종영도 예고했다.

HGTV 역시 〈크리스티나 온 더 코스트(Christina on the Coast)〉, 〈바겐 블록(Bargain Block)〉을 비롯한 여러 프로그램을 잇달아 폐지했고, 푸드 네트워크(Food Network), TLC, 기타 케이블 채널들도 마찬가지다.

물론 모든 TV 프로그램에는 수명이 있다. 그러나 요즘 리얼리티 TV는 급변하는 방송 산업이라는 냉혹한 현실과 정면으로 맞닥뜨리고 있다.

출처 루미네이이트

"더 적은 채널, 더 적은 쇼" — 수십 년 베테랑의 증언


Bravo 〈빌로우 덱(Below Deck)〉 프랜차이즈의 공동 창작자이자 오랜 리얼리티 프로듀서인 마크 크로닌은 지금의 시장을 두고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더 적은 채널이 더 적은 쇼를 만들고 있고, 모든 것이 걷잡을 수 없이 바닥을 향해 가고 있다. 모든 게 수축하고 있고, 지금 새로운 쇼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실제로 2025년 미국에서 프리미어를 맞은 비스크립티드·리얼리티 시리즈는 794편으로, 2022년 정점 대비 3분의 1 가까이 줄어든 상황이다.

물론, 장르 자체가 완전히 죽은 것은 아니다. 피콕(Peacock)의 경쟁 리얼리티 〈더 트레이터스(The Traitors)〉는 시즌 2부터 닐슨 스트리밍 차트에 진입할 만큼 화제성과 시청 시간을 끌어올렸고, 시즌 3는 첫 주에만 4억 9,900만 분이 시청돼 미국 전체 플랫폼 중 가장 많이 본 언스크립티드 시리즈로 등극했다.

〈러브 아일랜드 USA(Love Island USA)〉, ‘더 리얼 하우스와이브스(The Real Housewives)’ 프랜차이즈, 〈빌로우 덱〉, 〈서바이버(Survivor)〉처럼 굳건한 팬덤을 가진 브랜드 리얼리티들은 여전히 편성의 핵심 축을 지키고 있다.

문제는 ‘몇 안 되는 대형 프랜차이즈’만 살아남는 양극화다.

방송사들은 신규 기획에 선뜻 베팅하기보다 기존 프로그램의 시즌 연장과 스핀오프 확장에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지만, 그마저도 성과가 엇갈린다. 〈댄싱 위드 더 스타즈(Dancing With the Stars)〉는 ‘틱톡 나이트(TikTok Night)’ 편성과 틱톡 스타 캐스팅 덕에 18~49세 시청률이 시즌 최고치를 찍고, 18~34세 타깃에서 8년 만에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등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더 배철러렛(The Bachelorette)〉은 인플루언서 캐스팅으로 화제를 노리다 주인공의 과거 폭력 영상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ABC가 완성된 시즌 22 전체 방영을 불과 며칠 앞두고 전면 취소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결국 리얼리티 TV는 소수의 메가 프랜차이즈와 바이럴 감각을 제대로 익힌 일부 프로그램만 살아남는 ‘체력 검증의 장’이 되었고, 현업 베테랑들이 말하는 “더 적은 채널, 더 적은 쇼”라는 체감은 숫자와 사례로 확인되는 현실이 되고 있다.

유튜브 부상·업계 합병… 세 가지 복합 요인

NBC 엔터테인먼트 전 의장이자 비스크립티드 TV의 베테랑 임원인 폴 텔레그디(Paul Telegdy)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종사자들의 수익을 쥐어짜는 너무 많은 요인들이 한꺼번에 수렴하고 있다”고 말한다.

루미네이트와 업계 관계자들이 꼽는 리얼리티 시리즈 급감의 구조적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① 케이블 채널의 빠른 쇠퇴, ② 유튜브·디지털 플랫폼의 지속적인 성장, ③ 미디어·제작사 전반을 휩쓴 인수합병(M&A)이다.

가장 직접적인 충격은 케이블TV의 추락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유료 방송(pay TV) 보급률은 2010년 전체 가구의 약 88%에서 2023년 46% 수준으로 반 토막이 났고, 케이블·위성 가입 가구 수 역시 피크 시기 약 9,000만 가구에서 2024년 6,800만 가구 아래로 떨어지며 2,700만 가구 이상이 이탈한 것으로 집계된다.

2023년 한 해에만 530만 가구가 전통 유료 방송을 해지했고, 2024년에도 분기당 약 6.9%씩 가입자가 줄어 상반기 6개월 동안 추가로 400만 가구 이상이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블TV가 죽어가는 사이,  유튜브의 점유율을 급속도로 성장했다. 닐슨의 통합 시청 점유율 게이지(Gauge)에 따르면 유튜브의 스마트TV시청 시간 점유율은 1위인 12.5%에 달했다(2026년 2월)

플랫폼 별 콘텐츠 프리미어(첫 공개) 숫자루미네이트

리얼리티 시리즈는 스크립티드 드라마에 비해 제작비가 훨씬 적게 드는 ‘저비용 효자 상품’이지만, 이처럼 가입자 이탈과 광고 매출 감소가 겹친 케이블 방송사들의 대규모 예산 삭감 속에서는 언스크립티드 편성 전체를 유지할 여력이 사라졌고, HGTV·푸드 네트워크·TLC 등 대표 채널들의 오리지널 비스크립티드 라인업이 불과 몇 년 사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 HGTV의 오리지널 비스크립티드 시리즈는 2019년 최대 78편에서 2024년 35편으로 반 토막이 났고, 푸드 네트워크는 연간 약 70편을 제작하던 시절에서 이제 그 절반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루미네이트에 따르면 2025년 미국 TV·스트리밍 전체에서 프리미어한 오리지널 시리즈 수는 1,122편으로, ‘피크 TV’였던 2022년 1,695편에서 3분의 1 가까이 줄었고, 특히 언스크립티드 에피소드 볼륨이 2년 사이 31~33% 감소했다.

스트리밍은 기대만큼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훌루(Hulu)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의 리얼리티·언스크립티드 편수는 최근 몇 년간 소폭 늘었지만, 넷플릭스(Netflix)의 리얼리티 신작 수는 2024~2025년 사이 오히려 줄었고, 전체 미국 오리지널 시리즈 수 역시 2022년 정점에서 22%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루미네이트의 연말 보고서는 “스트리밍 플랫폼들이 콘텐츠 볼륨 경쟁에서 수익성 중심 전략으로 이동하면서, 중간 규모의 리얼리티·언스크립티드 프로젝트들이 가장 먼저 잘려나갔다”고 지적한다.

그 사이 인재와 프로젝트는 유튜브로 방향을 틀고 있다. 〈고스트 헌터스(Ghost Hunters)〉,〈위키드 투나(Wicked Tuna)〉 등에서 오랫동안 포스트프로덕션 슈퍼바이저로 일한 크리스 아룬델(Chris Arundel)은 2023년 작가·배우 파업 당시 “방송사와 플랫폼이 리얼리티로 편성을 메우려 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 ‘주문 폭주’는 끝내 오지 않았다고 회상한다.

결국 그는 라이온스게이트(Lionsgate) 포스트프로덕션 부사장 자리에서 해고된 뒤 유튜브 크리에이터 쪽으로 갈아탔고, “업계에 남으려면 방향을 아예 바꿔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푸드·여행 시리즈 〈섬바디 피드 필(Somebody Feed Phil)〉이 내년부터 유튜브로 플랫폼을 옮기겠다고 발표했고, 전 〈리얼 하우스와이브스〉 출연자이자 지지·벨라 하디드의 어머니인 욜란다 하디드(Yolanda Hadid)는 HGTV 대신 유튜브에서 홈 디자인 시리즈를 론칭할 예정이다.

WME 탤런트 에이전시의 시니어 파트너 재드 다예(Jad Dayeh)는 “유튜브 중심 딜이 창작자에게 더 흥미롭고 재정적으로도 유리하다”며 “지금 미디어 생태계의 중심에서 유튜브의 존재감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마지막 조임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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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삼석 상임의장 · Chairman Samseog Ko

고삼석(Ko Samseog)은 K-EnterTech Forum 상임의장입니다. 동국대학교 첨단융합대학 석좌교수이자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분과위원으로, 30년 이상의 방송통신 정책 및 산업 경험을 바탕으로 K-콘텐츠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술의 융합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前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했으며, ZDNet Korea에 정기 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Samseog Ko is the founding Chairman (상임의장) of K-EnterTech Forum. He is a Distinguished Professor at Dongguk University and a member of Korea's National AI Strategy Committee. Former Commissioner of the Korea Communications Commission (K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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